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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선물

부끄럽고 고마운 선물

200910.23
팀에서 생일 선물을 받았다.

케익과 함께 사무실에서 조촐한 파티도 했다.

어색했다.
쑥스럽다.

내가 표현하는 것도 쑥스럽고 어렵지만,
그런 표현을 받는 것에는 정말 익숙하지 않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조차 어색한 것을 일하는 동료에게 받으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었다.

시간이 지나서 적으면서도 그 어색한 기운이 다시 느껴진다.
하지만, 고맙고 감동 받은 부분은 조금도 퇴색되지 않았다.



박스


개봉한 모습


본체???

항상 정장을 입는 내게 딱 맞는 선물이다.
어둡고 Classical한 내게 밝은 색감이나 MCM이란 상표도 딱 맞는다.
(내 돈주고 살 일이 전혀 없는 상표다. -_-)

눈물이 나올 뻔 했다.

여자친구와 헤어지고나서 처음 받아본 선물.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항상 내 몫이 었던 것들.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내미는 일은 항상 내 몫이었다.

시간, 노력, 돈, 열정 등 모든 것을 줄테니 내게는 신뢰만 달라는 심정으로 앞만 보며 달려오던 나를 멈칫하게 한 선물.
가끔 나를 돌아보는 여유는 가질 자격이 있지 않을까? 라는 자만심을 갖게 해준 선물.
사랑한다는 고백을 들은 것처럼 잠시 정신이 혼미했던 생각치 못한 선물.

이 날 먹었던 케익이 맛있다고 사무실 사람들은 난리였는데,
난 그 맛이 기억나지 않는다.

벌게진 얼굴과 등줄기에 땀방울.만 또렷이 기억날 뿐.

차마 내가 적기엔 부끄러운 칭찬과 축하의 말들.


아마 낡고 낡아서 걸어둘 수도 없는 지경이 되기 전까지는 버리지 않을 듯 하다.
원래도 잘 버리는 성격은 아니지만.
많은 의미가 있었던 선물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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