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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

@ Pascucci

작은 부분일까?

어딘가에서 무언가를 하다보면 아주 사소한부분에서 무언가 크게(?) 깨닫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
지나가는 연인들을 바라보면서 내가 바라는 이상형을 떠올려보기도 하고, 내 연인과 비교도 하게 되기도 하고,
너무나 다정해 보이는 모녀, 부자 관계를 보면서 부모님에 대한 애뜻함이 끓어오르기도 한다.

서비스 직군에 있으면서 서비스에 대한 개념이 없는 직원은 봐 줄 수 있지만,
그 업주는 용서 할 수 없어서 꼭 컴플레인을 하고 오는 편이다.
(서비스를 포함한 비용이 나오는 곳에 한정된 얘기이지만.)

그런 작은 부분.이 과연 정말 작은 부분일까?
항상 고민하는 내용이다.

이상한 녀석

2009.09.15에 어딘지 기억안나는 Pascucci 에서 찍은 사진이다.
(밀린 포스팅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치명적 약점이 있다. 몰...몰랐던건 아니지만.-_-)

Straw를 뜯었는데...
당연히 양 끝에 구멍이 있어야 하는 녀석인데 막힌 놈이 하나 딸려왔다.


평소에도 항상 여유분을 챙기는 편이기에 사용 가능한 녀석이 하나 옆에 새것으로 보이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큰일 날 뻔 했다.
라고. 할 내용은 아니다. (겨우 Straw 하나 가지러 가는 일이 뭐....)


그런데 문득 이 녀석이 나와 닮은 녀석은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다.

누구나 2개의 구멍이 있는데, 한 쪽이 막힌 녀석.
남과 다른 녀석.
어마어마하게 모자른 녀석.
본디의 기능을 수행 할 수 없게 된 녀석.

다른 녀석 (다듬어야 할 녀석)

과연 이 녀석은 못 쓰는 녀석일까?
애초에 생겨먹길 그런 녀석일까?

구멍이 없으니 사용이 불가능하다?

아마 실수로 cutting이 잘 못 된것은 아닐까?
저 녀석의 잘 못이 아니라 환경이 잘 못 되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끝부분만 잘라내 주면 탱글탱글한 원형의 구멍이 절로 생기지 않을까?
과연 누가 이 녀석을 사용할까?
주변에 멀쩡한(?) 녀석들이 가득한데.


나와 닮아 있는 녀석이다.
다른 것들과 좀 다른 모습이지만 전혀 본래의 기능을 사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니고,
살짝 손을 보면 가능한 조금 귀찮고 번거로운 녀석.

틀린 녀석

어쩌면 난 틀렸는지도 모른다.
반드시 누군가가 손데서 고치지 않으면 쓸모 없을 지도 모른다.

'다른 것' 과 '틀린 것' 을 굳이 말하는 가운데 지적하는 귀찮은 녀석이다.
'야채' 가 아니라 '채소' 가 맞는 말이며,
'계란' 은 한자어고 '달걀' 이 한글이라고 항상 얘기한다.

'그깟' 투표 따위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결과' 보다는 '진심' 과 '진실' 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
철들어서 어른이 되길 주변의 모든 아끼는 이들이 조언한다.


영업을 하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요소들 조차 갖추지 않는 녀석이다.

Coffee를 마시면서도 팀원들과 한참의 논쟁을 벌인 기억이 생생하다.
(이 논쟁은 1년이 지난 지금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얘기를 나눈 업계 사람들은 내가 하는 주장이 현실성이 없는 공허한 이론이라 생각한다.)

그런식으로 하다가는 3개월도 버티지 못한다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난 바꾸지 않았고 지금도 여전히 묵묵히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길을 걷고 있다.
(결국 바뀔 지도 모른다. 하지만, 벌써부터는 아니고 싶다.)

과연 나는 틀린 녀석일까? 다른 녀석일까?
설사 내가 남들처럼 살게 되고, 그저 그런 보험 판매원으로 전락하게 되더라도 내 생각은 틀린 것이 아니었다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