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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재단, 우렁이 봉하쌀

노무현 재단

부르면 가슴 시리고 살 떨리는 이름.
노.무.현.

전 노무현 대통령, 고 노무현 대통령 등 명칭은 많지만.
난 그를 노무현이라 부르고, 노무현이라 부르고 싶다.


노무현.이란 이름은 들어도, 불러도, 적어도 가슴에 뭉클함이 생긴다.

그 귀중한 생명을 지켜주지 못한 회한에.
역대 가장 위대했던 대통령을 잃은 슬픔에.
가장 많은 모략에 흔들린 수장에 대한 안타까움에.


마지막 가는 길에 담배 한 대 드리지 못함에.


어느날 갑자기 택배가 도착했다

사실 오피스텔에서 많은 물건을 배송하는지라, 택배 물품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경비 아저씨께서 친절히 매직으로 호수를 크~~게 적어주시는 지라,
내 것인지만 확인하고 무미건조하게 엘리베이터를 타곤 한다.

그러나, 노무현재단.이란 글씨에 가슴이 먹먹해졌었다.


후원 회원 증정용.이란 글씨를 보고서야 약간 감이 왔다.


그의 얼굴이 보인다.


왜 무겁나 했더니 쌀이 들어있다.

그래.
난 노무현 재단의 후원자이다.
(이런 이유로 잡아가진 않으려나?)

혹시 아는가?
전 대통령을 자살로 몰아가는 정권이 나같은 피래미는 아무도 모르게 처치할런지?


아직도 분노가 사그라지지 않는다.
평생토록 글을 적어도 내가 느낀 그 감정을 다 표현할 수 있을까?
그 억울함과 대견함과 자랑스러움과 뿌듯함과 안타까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100만원 정도면 평생 회원으로 등록이 가능한 것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나는 평생 회원 등록을 하지 않았다.
그깟 몇 푼에 잊고 싶지 않았다.
분명히 마음만 있으면 되는 일이지만, 삶을 살면서 잊어버리는 달도 생기는 것이 두려웠다.
그래서 매달 결제가 될 수 있도록 했다.

책은 6개월 이상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보지 못하다가, 2010년 4월경에서야 겨우 읽게 되었다.

쌀은 차마 먹지 못하고 아직도 그냥 보관 중이다.

혹시 그가 직접 농사짓던 그 쌀이 한 톨이라도 섞여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먹기엔 너무 아까웠다.

차량에 붙이는 스티커도 차마 때가 탈까봐 그냥 보관하고 있다.

그는 갔다.
황급히 이 세상을 등지고 떠나갔다.

하지만, 나는 잊지 않았다.
그리고, 잊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확신한다.


그가 꿈꾸던 세상을 위해서 미약한, 먼지보다 작은 도움이라도 되는 존재가 되리라.
처음 정치인을 보면서 희망을 품었다.
처음으로 나와 같은 꿈을 꾸는 정치인을 보았다.
처음으로 마음껏 지지할 수 있는 대통령을 갖게 되었다.
처음으로 죽음을 슬퍼할 수 있는 정치인을 갖게 되었다.
그는 내게 처음이었다.

감히 내가 정치를 하지 않아도, 옳은 것과 그른 것을 구분하는 정치인이 어딘가에 또 있을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
끝까지 변하지 않고 정치를 할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주었다.
자존심이 그리고 자존감이 목숨보다 중요한 정치인을 나는 보았다.

비록 많이 닳고, 변하고, 나약해지더라도.
혹시 세상에 찌든 모습으로 비굴하게 살게 되더라도.

그래서, 나는 실패한 인생을 살게 되더라도.
끝까지 해내는 사람이 있음을 눈으로 확인했다.


그리고, 그 작은 변화가 이제 시작되었다.
2010년 06월 02일 선거 결과가 이제 시작이라고 내게 외치는 듯 했다.


비록 우린 그와 같은 후보를 갖고 있지 못하지만,
마땅한 대안도 없고, 무능력한 정당 뿐이지만,
희망을 발견했다.


작고 나약한 그 한표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달걀로 바위치기가 아니라는 것을.
그저 입다물고 사는 것이 세상살아가는 방식이 아님을.
그는 오늘도 내게 말한다.



혹시.
내가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도 이 나라는 희망만을 품고 살아가는 모습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아이가 눈을 감을 때는 내가 꿈꾸던 세상을 겪어보고 눈을 감을 수 있을거라 확신한다.

모래성

파도가 몰아친다.
높고 거센 파도가 쉼 없이 몰아친다.

정성들여서 어렵게 완성한 모래성이 와르르~ 무너진다.
하지만, 다시 모래성을 지을 수 있다.
찰흙처럼 조금 더 단단한 모래가 생기고,
또 다시 성을 짓다 보면,

언젠가 파도에 쓰러지지 않는 모래성이 완성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굳이 내 눈으로 확인하고자 욕심 부리지 않는다.
그저 언젠가는 쓰러지지 않는 모래성이 우뚝 서기를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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