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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Family @ Friend

어머니 @ Tom N Toms

서울시 강동구 성내1동

과연 언제 어디다가 어떻게 적는 것이 좋은지.
어떻게든 적지 않는 것이 좋은지 고민을 많이 했었고, 지금도 한다.

잠깐 언급만 하고 우선 넘어가고자 한다.


아버지께서 해오시던 회사가 부도가 났다.
모든 것이 날아갔다. 평생 모으신 전부라 할 수 있는 집도.

그리고 전세로 이사한 집.

여자친구와 가까운 곳에서 위로라도 받으라며 정한 곳이 강동구.였다.

부모님께서 여러가지 의미에서 끔찍한 시간을 보내신 곳이다.
내게는 완전히 다른 의미로 여러가지 의미가 있었던 곳이다.


Tom N Toms 올림픽공원점

Tom N Toms

누군가 웃을지 모르지만, 난 Tom N Toms에 무한한 애정을 갖고 있(었)다.

사당동에서 살던 시절에 여자친구와 커피 한잔 마실 곳이 없어서 늘 불만이었는데,
귀찮아서 건너지 않던 곳에 존재한 커피샵으로 한번 가보았다.

그리고 쓸만한 커피 맛과 첫 눈에 첫 입에 반한 Honey Butter Bread !!!!!!!
비교적 한산하고 조용한 분위기까지 마음에 들었다.

그 때 우린 체인점인 줄도 몰랐다.
그냥 동네 커피집이 참 맛도 괜찮고 서비스도 마음에 들고 그러네~

강남에서 보고, 명동에서 보고, 천호동에서 보면서
환호성을 질렀었다.
좋아하는 그 집이 사방에 있는 기분은 매우 좋다.
(이수역 점이 몇 번째 생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때만 해도 우리가 말하는 커피샵을 알아듣는 이가 많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올림픽 공원

데이트 코스로 산책삼아도 자주 갔었지만,
시작은 뭐니 뭐니 해도 Concert 때문에 체조 경기장에 더 많이 갔던 곳.
올림픽 공원.

이사한 이후에는 집에서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거리였기에 더 자주 갔다.
매일 올림픽 공원을 한바퀴씩 뛰곤 했다.

집 앞쪽에 탁하고 답답하고 암울한 분위기와 달리 올림픽 공원은 숨쉴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 주었다.
강동구청 지점에서는 주로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고,
올림픽 공원지점에서는 어머니와 데이트를 했다.
(강동구청점은 음악도 손님도 시끄럽고 좀 산만한 분위기였다.)

이 사진을 찍은 날은 2009.10.23 이니까 내 생일이라고 분위기 좀 내자고 어머니를 불렀던 모양이다.
그래도 많이 나아지셨지만, 얼굴이 많이 상하셨다.

집 근처에서 Coffee 한 잔만 해도 표정이 훨씬 밝아지시는 연로해지신 어머니.

가슴이 먹먹하다.

만일 내게 3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램프의 요정 지니가 나타난다면,
어머니께서 다시 여유와 웃음을 찾게 해달라는 소원을 제일 먼저 빌고 싶다.
(금전적인 안정이 물론 더욱더 도움이 될런지도 모르겠지만...)

어머니

어떤 시인은 그렇게 노래했다.
불러도 불러도 가슴 먹먹해지는...

보쌈하나 시켜먹는 돈도 안되는 근처 해장국집으로만 나가셔도 기분이 달라보이시는 어머니.

밥 값보다 비싼 커피를 뭐하러 먹냐면서도 막상 억지로 모시고 나가면,
소녀 같은  표정으로 커피잔을 드시는 어머니.

세탁소에 맡길 돈은 버니까 여가 활동을 하시라고 해도,
악착같이 셔츠를 빨고 다리시는 어머니.


동부이촌동에서 기사두고 살던 시절에도 콩나물 10원을 깍던 어머니.
당신은 남대문 시장에서 사온 옷 입으시면서
아들에게는 비싼 브랜드 옷을 입히는 걸 더 좋아하시던 어머니.


부모는 열 자식을 거느려도
열 자식은 부모 하나를 못 모신다고 했던가?


조금 더 편하게 살아보겠다고 오피스텔로 나가는 아들을 안쓰러운 눈으로 바라보시던 어머니.
아마 평생 효.라는 말을 내 입에 담지는 못하리라.


어머니를 떠올리면서 한 점 부끄럼이 없는 삶을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너무 벅찬 내가.
감히 어머니 마음을 편히 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아니.
반드시 그 날이 오도록 이 악물고 살리라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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