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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것

킹콩을 들다

살면서 많은 바람을 갖게 되지만, 그 중 무언가 하나라도 제대로 이루고 사는지는 알 수 없다.

간절하게 바랬던 사랑도 아름다운 결실로 이루어지지는 않았고,

올바르게 살아온 부모님의 삶도 순탄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고 바라는 삶의 모습이 몇가지 있다.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삶

옳다고 믿는 것을 옳다고 말 할 수 있는 삶

눈 앞의 이익보다는 더 큰 뜻을 이룰 수 있는  삶

누군가에게 Mento가 될 수 있을 만 한 삶

나를 추억하는 사람들의 기억이 아름답기를...

내 기억 속에 아름다운 기억만 안고 간다는 것을 추억의 주인공들이 알아주기를...

 

 

 

영화 '킹콩을 들다'

항상 그랬듯이...

무슨 스토리의 영화인지 전혀 모르고 봤다.

그저 역도와 관련된 내용인가보다... 라고 어렴풋한 기억 정도?

 

 

참 좋아하는 배우 이범수가 주연이다. 아니, 솔직히 살아가는 세상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모르듯이 영화의 주연이란게 대체 누구인지 잘 알 수 없지만.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는 이야기가 나온다. 얼마나 열심히했고, 얼마나 잘했으며, 얼마나 간절했는지는 전혀 나오지 않은채...

그저 아쉽게도 부상을 입고, 동메달을 따는 그런 시시껄렁한 전개.

 

 

아마 저놈이 결국 금메달을 따내거나 무언가 대단한 제자를 키우겠군?

난 그렇게 생각했었다.

신데렐라 스토리에 대한 반감은 없지만, 신데렐라가 얼마나 큰 노력을 기울였는지에 집중하는 편인 나는 그저 감동을 주기 위해서 '안된 놈'이 '되는 놈'으로 변신하는 그저 그런 스토리에는 감동이 없다.

그리고, 이 영화가 그렇게 시시껄렁하지 않기를 바랬다.

 

그리고, 이 영화는 충분히 위대했다.

 

연기도, 상황도, 연출도, 스토리도 다 대단했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자막을 보자 흐르던 눈물이 멎었다.

 

'영화 같은 이야기'의 삶을 산 사람이 있었고, 난 그 사람을 모른다.

솔직히...

내가 아무리 열심히 올바르게 살아도,

내 삶은 영화화되지 않을테고,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않는 것은 아닐까?' 라는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누가 알아주길 바라며 사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래도...

이렇게 먼지처럼 살아지는 인생을 살고 싶지는 않다는.......

 

아마.

실제 영웅 같은 삶을 살았던 그 분이 직접 제자에게 쓴 편지로 보이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멈추었던 눈물이 미친듯이 흘러내렸다.

아니, 내가 의도적으로 쏟아냈는지도 모른다.

 

감성적이었는지는 몰라도...

그 글씨 하나 하나에 그 분의 마음이 보이는 듯 했다.

 

'나도 저런 편지를 받아보고 싶다'

 

'내가 쓴 편지가 누군가에게 이렇게 받으들여지면 좋겠다'

 

 

 

킹콩

영화 '킹콩'의 스토리는 기억나지 않지만, 영화 '킹콩을 들다'의 킹콩은 잘 안다.

 

그렇게 좋아하는 담배 연기를 내뿜어 보아도.

전혀 좋아하지 않는 술을 연거푸 마셔도.

심장을 뛰게 하는 노래를 소리쳐 불러도.

 

답답하게 막힌 가슴이 뚫리지 않아서, 나도 모르게 가슴을 치곤 했으니까~

아니, 아직도 가슴을 두드리는 나를 발견하니까.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킹콩'이 아닌 사람이 얼마나 될까?

 

진심을 몰라주는 상대에게 답답해하고.

아무리 노력해도 제자리인 나에게 실망하고.

열심히 최선을 다해도 선두 주자와의 격차는 좁혀지지 않는 세상에 절망하고.

사랑의 열병에 가슴에 응어리가 지고.

힘겨워하는 부모를 보며 피멍이든 가슴을 치고.

어려운 이웃을 돕지 못하는 한심한 나를 변호하는 한심한 모습에 또다시 억장이 무너지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 '킹콩'의 스토리는 너무도 잘 안다.

 

그리고, 내 자식만은 '킹콩'으로 만들지 않기위해 다짐하고 또 다짐을 한다.

 

 

최소한 내가 살아온 세상보다 조금은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세상이 나아지는데 자그마한 디딤돌의 역할이라도 하려고 노력하겠다.

 

 

 

 

눈물

눈물샘을 자극하는 그 어떤 행태도 좋아하지 않는다.

사내놈이 눈물이나 흘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흐르는 눈물을 남의 눈치를 보느라 참아내는 모습은 너무도 역겹다.

 

감격에 겨워서

너무나 흥이나서

미안해서, 혹은 고마워서

가슴이 너무나 아파서

심장이 찢어질 듯 억울해서

죽도록 보고 싶어서

 

적어보니

내가 눈물 흘려본 이유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중복된 이유로 많이도 울었나보다.

 

영화를 보면서 제일 많이 울었던 것 같다. (정확히 헤아릴 수는 없지만)

 

영화를 보면서 흘리는 눈물에는 2가지 버전이 있다. (순전히 나의 경우이다.)

 

Ver. I 이 영화를 보다가 흘러내리는 눈물이라면

Ver. II 는 이 영화를 함께 하지 못해서 나오는 눈물이다.

 

감동을 함께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서.

내 마음을 표현할 사람이 곁에 없는 것이 서러워서.

내 감정이 저러했다는 사실을 상대가 모를까 두려워서.

영화보다 더 큰 사랑을 보여준 사람에게 감사한데, 그걸 표현할 수 없어서.

 

무엇보다 영화로 밖에는 느낄 수 없다는 현실이 너무 고통스러워서.

 

 

 

눈물은 마르지 않나보다. 끝없이 흐르는 것을 보면.

내가 생을 다했을 때, 그 소식을 접한 사람들의 눈에서 눈물이 날런지, 미소가 번질런지 너무나 궁금하다.

그들은 내가 한 부탁을 기억할까?

웃어달라고 했는지, 울어달라고 했는지...

 

 

 

'킹콩을 들다'를 보면서 든 짧은 생각들

상처가 나는 일을 하지말라며 상처를 내보이는 모습. 과연 누구나 이렇게 솔직할 수 있을까?

함께 기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야 노력할 맛도 나는 법. 지금 난 더 올라가고 싶지가 않다.

편지에 얼마나 간절한 마음이 담겼는지 받는 사람이 모두 느꼈으면 좋겠다.

외압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상대의 이름을 적어갈 수 있다면, 내가 대단한 것일까? 이름의 주인이 대단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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