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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것

Up in the air

Movie and Life

난 참으로 영화광은 아니다.

하지만, 꽤 많은 영화를 봤고, 또 많은 영화를 본다.

 

어지간한 국내 영화는 빼먹지 않고 다 본 것 같다. (적어도 내가 중학교를 졸업한 이후의 영화들은...)

21세기가 접어들면서부터는 주로 영화는 모니터를 통해서 보았다.

비용과 시간과 함께 할 사람이 없다는 이유에서 - 혼자서 영화관에 가는 것은 상관이 없지만, 혼자 있는 남성 관객을 향한 불쾌한 시선들은 상관이 있다.

 

쇼 프로그램이나 드라마, 소설이나 시, 음악 등 예술 작품이라면 - 비단 영화만이 아니라 - 삶을 얘기하고 서술하고 노래한다.

~고 생각한다.

 

비록 내 삶이 투영되어 있지 않을 수 있지만, 누군가의 삶은 투영되어 있다.

그리고, 꽤 많은 이들의 자화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영화가 좋다.

시각적이고 청각적임과 동시에 같은 사건을, 같은 사연을 나와 다른 시각으로 보여주려는 감독과 또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기분 탓일까?

글도 나쁘진 않지만, 좀 더 직관적으로 와닿는 부분이 나를 끌어당기는 느낌이랄까?

음악을 사랑하는 이유와는 사뭇 다르다.

짧은 시간에 한정된 음과 가사를 통한 전달과 달리, 꽤 긴 시간과 많은 대사 등으로 전달하는 메세지는 강력한 매력이라 생각한다.

Up in the air

나도 언제 어디서 왜 받았는지 모를 영화들이 하드디스크에 잔뜩 저장되어있고 그 중 눈에 띄는 폴더명의 파일을 실행했다.

'목적지 없이 떠도는 당신의 인생 괜찮나요' 라는 글귀가 나를 자극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스토리나 전개 따위는 가능한한 모르려고 노력한다.) 아무것도 모른채 보기 시작했다.

u.i.the.a 라고만 써있어서 영화 제목도 모른채 보기 시작했다.


과연 미친듯이 모든 것을 다 바쳐서 행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나는 과연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화내고 어이없어하면서 항변을 하거나 혹은 담담히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나오고, 조지 클루니가 등장한다.

그리고 그의 이 대사가 나를 영화를 보는 내내 생각하게 만들었다.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본인이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고민할까?


그는 내가 알기론 국내엔 존재하지 않거나 활성화되지 않은 직업을 가졌다.

'해고 대행 전문가' 정도랄까?

 

어떤 고객도 반기지는 않는다.

듣기 싫은 소리를 해야만 한다.

고객에게 연민을 느낄 수 있다.

정도를 나와 같은 고충이라고 한다면,

 

찾아갈 고객이 정해져있다.

업무에 필요한 경비가 제공이 된다.

꼭 상대에게 심리적 타격을 주게 된다.

는 부분은 좀 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가장 공감하고 주의 깊게 본 부분은 바로 이점이다.

'상대에 따라서 다른 표현과 표정으로 전달해야 한다는 점'


비행기 화장실에서 나눈 Sex를 얘기한다.

참으로 부럽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여자가 본인은 낮에 성공했다고 받아치는 정도라니~

 

키스도 아닌 뽀뽀를 공.중.장.소.에서 하는 것조차 경범죄라거나 변태 등의 단어로 표현하는 이가 많은 이 땅에 살면서 그렇지 않은 이들과 만나고 대화하는 일은 결코 흔치 않은 경험이라고 포기해야만 하는 것일까?

(뭐 굳이 내가 꼭 그렇게 살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나름의 스릴이란 것은 젊은 시절에 많이 겪고 살아봤으니 여한은 없다.)


화상으로 해고를 통보하는 획기적인 시스템으로 비용 절감효과를 노린다.

영화에서 여러차례 반복해서 언급되는 매너의 문제.

해고 통보를 온라인으로 한다던지 (비록 화상이라지만)

원나잇스탠들 대상을 버려두고 혼자 나오는 일이라던지

이별 통보를 문자로 하는 일이라던지

퇴사하겠다는 통보를 문자로 남긴다던지.

 

상대방을 배려하지 못하는, 예의 없는, 혹은 격식을 갖추지 못하는 부분에 관한 언급이 잦다.

쿨~ 함이 만사에 통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물론 나도 어쩔 수 없이 sms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그 보다는 통화가 낫고

비교할 수 없이 직접 만나서 보고 듣고 애기하는 것이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우선님 얘기는 아닙니다 -_-) 

정말 꿈을 추구하는 사람이 이제는 더이상 없는 것일까?

고객과의 만남에서 꿈을 묻지만, 99%는 아직도 그런 것을 묻는 나를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본다.

혹은, 아직은 그런 '꿈'을 꿀만 한 나이라는 눈빛을 보인다.

 

하지만, 과연 꿈도 희망도 없이 투자하고 일하고 노력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본인의 자식에게도 일찌감치 꿈 같은건 갖다 버리고, 현실에 순응하는 방법부터 배우라고 할 부모가 어디 있을까?

(경험적으로 그런 사람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옳은 것도 아니다.)

이 여자는 결국 정말 아름다운 다리에서 뛰어내려서 자살에 성공한다.

누구나 슬프고 힘들면 그렇게 말한다는 주인공의 대사와 관객의 기대와는 다른 전개.

 

아마 내가 생을 마감하겠다는 얘기를 했을 때도, 대부분은 그렇게 받아들였으리라 생각한다.

가끔은 고민을 한다.

 

그 때 정말 그만뒀다면, 그 사람들은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거나, 나에 대한 평가가 바뀌었을까?

아니, 지금 생을 마감한다면 소용이 있을까?

그렇게 쉽게 꺼내고 다짐 할 얘기는 아니지만, 고민스럽다.

자금이 부동산에 묶여 있어서 신혼여행을 못 가는 상황이라 사진이라도 가겠다는 아이디어와 동참해준 지인들이 만들어낸 환상의 조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예비 부부와 그 뜻을 동참해준 그 지인들.

 

암으로 투병 중인 친구를 위해 같이 삭발한 친구들의 사진과 동급의 감동이었다.

이런 배우자를 만나고 싶고, 이런 친구들을 만들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지만

신혼 여행을 갈 수 있는 여유 정도는 갖추고 싶다.

하지만, 이런 선택을 한 신랑도 결혼식 당일에 확신이 없어서 위기가 찾아온다.

그리고 우리의 조지 클루니의 멋진 대사가 나온다.

 

'누구나 부조종사는 필요하다'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내가 목적지까지 빠르고 안전하게 운전하겠지만, 혹시라도 긴급한 상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부조종사.

부조종사를 믿고 의지 할 수 있어서 더욱 안전한 운행이 가능한 주조종사.

같은 비행기나 배를 타고 있고, 같이 조종하고 싶었는데...

불행히도 나와 다른 편에 탑승해 있다는 상대의 통보는 참으로 마음도 아프고 힘겹다.

 

 

 

부담이자 삶의 원동력이 되는 존재.

사랑하는 대상. 가족.

 

 

감독이 무슨 얘기를 하려고 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얘기와 생각이 담겨 있는 영화였다.

마치 흘러가는 대사처럼 짧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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