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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사회/2MB

18대 대선 I (투표를 마치고)

인증샷

2012-12-19 06.16.48.jpg

투표를 마치고 인증샷을 찍었다.

라이트를 지원하지 않는 Galaxy K 탓도 있겠지만, 투표소 앞이 어두워도 너무 어두웠다.

자~~세히 보면 대박 큰 내 얼굴이 보이기도 한다.

(나도 못 알아보겠으니 아마 세상 누구도 못 알아보리라. 더 다행인가? -_-)



투표소 표기나 찍자는 심정으로 재촬영.


곤히 자고 있는 집사람이 깨어나면 투표소로 모시고 가서 다시 찍을 인증샷은 '18대 대선 II'에서 사용할 예정이다.

(정확한 포스팅 시간은 알 수 없지만, 개표 결과가 나온 이후일 확률이 100%)


신해철


시간이 좀 지났지만, 마왕이 배포를 허락한 '그대에게'

'음악'을 사랑하는 만큼 좋아하는 뮤지션도 많지만 전집을 모두 소장하는 사람 숫자가 그렇게 많지는 않은데, 마왕은 그 중 한명이다.

90년대를 살아가면서 그를 좋아하고 아낄 이유가 수도 없이 많았지만,

2000년 이후에 그의 행보는 내가 그를 더 좋아할 수 있도록, 부끄럽지 않을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故 노무현 대통령의 추모공연에서 삭발하고 나타나서 이렇게 말했다.

"누가 노무현을 죽었나요. 한나라당이요? 조선일보요? 저에요. 우리들입니다. 그래서 저는 가해자이기 때문에 문상도 못 갔고 조문도 못 갔고 담배 한 자락 올리지 못했고 쥐구멍에 숨고 싶은 생각밖에 없는데 할 수 있는 것은 노래밖에 없으니까 마지막으로 노래라도 한 자락 올리려고 나왔어요."


이은미



이은미씨의 음악은 늘 진솔하고 열정적이었지만, 그녀에 관한 소문과 인터뷰들은 음악에 비해서 실망스러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인터뷰 내용에 참 많이 실망했었습니다.)


'나는 가수다' 출연과 찬조연설은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사실 누구를 지지하건, 유세차량 위에서는 정도를 넘어서 찬조연설까지 한다는 것은 연예인으로서 크나큰 모험일 수 있다고 느끼기에

엄청난 부담감을 느꼈을텐데 그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원곡을 뛰어넘는 감동을 받았던 '서른즈음에'를 들었던 때 보다 큰 감동이었습니다.


진중권


사안에 따라서 그는 내게 달변가와 독설가를 오가는 대상이다.

그가 지식인었다가 금새 찌질이가 되는 이유는 내 성향 때문이지, 그에게 문제가 있어서는 아니리라.


“내가 이 자리에 설 줄은 몰랐다. 나는 1987년 단일화 실패 이후로 단 한 번도 민주당 후보를 찍은 적이 없다. 하지만 문재인 후보는 민주당만의 후보가 아니다. 국민후보다”


진중권 교수가 유세차량에 오른 사실만으로도 이번 대선이 얼마나 중대한지를 느낄 수 있었지만,

위의 멘트를 그가 했다는 기사에 나는 쓰러질 지경이었다.


변듣보와의 소송과 사망유희 토론에서처럼 실망스런 모습을 보이기도하지만,

그는 적어도 실수와 패배를 인정할 줄 아는 존중 받아 마땅한 지식인이다.


적어도 내가 관심있어하던 이가 나와 비슷한 뜻을 함께 한다는 이유로 그를 더 오래 지켜볼 것 같다.



낸시랭


쌔끈한 몸매의 여자 사진을 통해서 알게된 그녀는 노출증 환자 정도로 여기는 사람이 많은 대상이다.


그녀의 웹사이트에 올라와있는 다량의 작품들과 해설을 통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지만,

TV 토론 이후에 언급한 한마디.


"엄마. 굶어도 좋으니 아빠처럼 패지만 마. 앙~~~~~~~~~~~!"


유머와 비판이 담긴 그녀의 모든 행위 예술은 앞으로도 전시회를 찾을 수 있는 이유라 하겠다.

(뭐 적당한 몸매와 적절한 노출의 영향이 전혀 없다고 거짓말은 못하겠지만;;;)



박신혜 양의 투표 인증샷.


이렇게 지나가는 말로 표현하기에는 아쉬움이 너무 큰 이승환씨.(영화 '26년'의 투자자이기도 한)의 드림팩토리에서 발굴했다는 이유로도 신혜양에 대한 애정이 무한한데, 예쁜 외모 만큼이나 마음가짐도 예쁘다.



아. 어쩌면 좋아하는 이들의 행각이 다 좋아보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좋아하는 이들을 나열하다가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아서 이쯤에서 그만두기로 한다.




영화 26년에서 대사로도 나왔던 저 유명한 영상.

YTN의 돌발영상에서 전두환이 직접 했던 멘트였다.


그 전두환도 오늘 아침에 투표를 했다는 기사를 포스팅 중에 접하게 되었다.


민주주의를 입에 담을 수도 없는 대상이 투표를 하는데, 투표도 하지 않는 이들에게 어떤 권리를 주어야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투표하지 않으면 5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가 떠돈다.


정말 그럴까?

고작 5년이면 될까?



이미 후퇴한 민주주의가 정권교체만 된다고 정상화가 될까?

강바닥에 쳐부은 몇 조의 세금이 되돌아 오는가?

수많은 정치 불신과 정치 혐오 현상이 과연 Payback된다고 생각하는가?



기승전결도 명확하지 않은 이 포스팅의 이유는 단 하나.


혹시 모를 개표 결과 이후에는 삶의 의욕을 잃을 것만 같아서 두렵고 무서운 마음에

무엇이라도 끄적이지 않으면 안되겠어서.



이런 쓸데없는 흔적들이 언젠가 뒤돌아 봤을 때 부끄럽겠지만

이 감정만은 고스란히 남겨놓고 싶다.


ㅇㅇ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