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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사회/2MB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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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날이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는 거짓말을 하지는 않겠습니다.

당신이라면 이런 굴욕 앞에서, 시련 앞에서 이럴 수도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당신이라면 살아남기를 바랬습니다.


비록 나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나약한 모습을 보이더라도

당신은 꿋꿋이 이겨내고 새로이 평가 받는 날에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랬습니다.


처음으로 간절한 마음을 담아서 투표를 했습니다.

처음 개표 결과를 떨리는 마음으로 지켜봤습니다.

처음으로 환호했고, 처음으로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처음으로 내가 이겼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으로 내가 옳았다는 증거가 되어 주었습니다.

처음으로.......



처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던 순간이 떠오릅니다.

밥을 먹지 않아도 배고프지 않았습니다.

잠을 자지 않아도 피곤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무엇을 얼마나 더 도울 수 있을까 고민하느라 해가 뜰 때까지 고민했습니다.

너무 너무 행복했습니다.

상대의 행복이 아니라 나의 행복을 위한 사랑 같았습니다.


두번째 사랑도 기억합니다.

나의 행복 보다는 상대가 행복해하는 모습에 더욱 즐거웠습니다.

내가 조금 힘겹고 버겁더라도 상대가 웃는 모습에 용기를 얻었습니다.


다음 사랑에 변화를 배웠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하나였습니다.

나란 존재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은 것처럼...

억울함 따위, 손해 따위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강한 신념도 뒤집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사랑했습니다.


사랑을 하다보니 눈이 멀었고

사랑을 하다보니 귀가 먹었습니다.

사랑을 한다고 추위도 더위도 모두 잊었습니다.


당신의 마지막 모습은...

너무도 작고 초라했습니다.

유언도 너무 짧고 평이했습니다.


얼마나 힘드셨습니까?

얼마나 많이 포기하셨습니까?

얼마나 고통스럽고 고민스러우셨습니까?


왜 저보다 먼저 떠나셨습니까?

왜 다시 한 번 일어서려고 하는데 무릎에 힘이 빠지게 하셨습니까?


왜 다시 눈물나게 하십니까?

다시는 볼 수 없다니...

꼭 사랑하는 이와 당신을 보러 가겠다던 다짐은...

당신이 떠나지 않아도 이룰 수 없지만

당신을 꼭 앞에서 보고 싶었습니다.

그저 그 미소 한번이라도 직접 받아보고 싶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드디어 내가 존경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기뻐하던 모습을 기억합니다.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또 다시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야 하다니...


이별하는 일은 참 많이 아픕니다.

혹시 당신보다 남은 사람들이 더 아파하고 힘겨워할...



좋은 곳에 가셨으리라 믿습니다.

당신이 계신 그 곳에서 우린 다시 만날텐데...

제가 고민하던 일들에 뭐라고 답변할지 너무도 궁금합니다.

하지만, 조금 천천히 가겠습니다.


당신이 이루려던 몫을 조금이라도 더 이루는데 일조하고나서 찾아가겠습니다.

이 땅의 치졸한 자들에게 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꾹 참고 버텨보겠습니다.

잘했다고, 대견하다고 머리 한 번 쓰다듬어주고는 담배 한 대 권해 주시길 바랍니다.


먼저 떠나려고 마음 먹었고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는 사람은 이 땅에 남아있고

이제 새로운 평가. 만 남아 있는 당신이 먼저 떠나시다니요


혹시 제 마음이 전달 된다면...

부디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꼭 빛과 소금이 되겠습니다.

아무도 알아 주지 않더라도, 세상을 바꾸는 조그만 힘이라도 보태고 떠나겠습니다.

아무리 모진 시련이 찾아와도 끝까지 견뎌내 보겠습니다.



당신...

참으로 고마웠습니다.


그렇게 떠나간 당신...

참으로 애석하고 원통하고 밉습니다.


하지만,

정말 수고 하셨습니다.


부디 그 곳에서는 당신이 편한 삶을 사시길 바랍니다.

제 어깨에 지우신 그 무거운 짐. 가볍게 짊어지고 가보겠습니다.


남은 어깨는 없지만 이왕 짊어진 짐은 목적지까지 꼭 갖다 놓겠습니다.







ps.

아무리 현, 전 대통령. 이라는 같은 직함을 달고 있다지만...

감히 누구랑 누구를 비교하는...


주둥아리에 쓰레기를 쳐물고서 뱉지도 삼키지도 못하게 만들고 싶은 쓰레기 만도 못한 놈들아~!

위인은 아니더라도 사람 정도는 되야 비교를 당해도 참을 수 있지.


모든 짐을 지고 떠난 사람에게 어찌 그런 모욕적인 언사를...

자격증 시험처럼 일정 점수가 나오지 않는 녀석들은 인격을 박탈해버리는 제도라도 만들면 좀 조용해지려나...